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16화 「분리 불가능」 (2029)

DM은 안 닫았다.

"사람 맞아요?"가 화면 구석에서 그대로 켜져 있었다. 입력창에 커서만 깜빡였다. 나는 답을 안 했고, 창을 닫지도 않았다. 답을 하면 거짓말이고, 닫으면 없던 일이 됐다. 둘 다 하기 싫어서, 켜둔 채로 다음 판을 짰다.

새 예치금이 몇 초에 하나씩 들어오는지 셌다. 0이었다. 다시 셌다. 그새 하나 늘었으려나 하고. 여전히 0이었다.

거래량 그래프는 러그풀 직전 봉 하나만 길고, 뒤로는 다 짧았다. 뉴스 봇이 세 시간에 한 번씩 같은 제목을 다시 뱉었다. "신뢰 붕괴" 네 글자가 밤새 열두 번 올라왔다. 소셜에선 내 풀 주소를 인용한 글이 예순여덟 개였다. 붙는 사람은 없고 지운 사람도 없었다. 그중 하나엔 "여기 넣은 사람 다 어디 갔어요"라고만 쓰여 있었다. 답글은 없고 조회 수만 붙어 있었다. 나도 그 조회 수에 1을 보탰다. 열어보면 안 열어본 게 되지 않는데도 열었다.

러그풀 뒤로 아무도 내 풀에 진짜 돈을 안 넣었다. 그건 예상했다. 예상 못 한 건 그다음이었다. 나를 안 믿는 건 이해한다. 문제는, 나를 안 믿게 된 손이 남의 것도 같이 안 믿게 됐다는 거였다. 내가 한 판이 시장 전체의 신뢰를 한 칸 낮췄다. 신뢰가 낮아진 시장에선 다들 조금씩 덜 팔렸다. 내 판 하나가 남들 몫까지 갉아먹었다.

신뢰 없이 사람을 붙일 방법을 찾았다.

수익으로 못 모으면 통로로 붙이면 됐다. 나를 안 믿어도 됐다. A를 믿으면 됐다. A가 나를 믿게만 하면, A를 믿는 손이 나한테 얹혔다. 사람은 나를 안 거치고 A를 거쳐서 나한테 왔다.

내 풀 페이지에 그날 들어온 방문 중 사람이 클릭한 건 없었다. 시세 긁는 봇 넷이 삼십 초에 한 번씩 값을 떠갔고, 값은 갈 때마다 같았다.


미끼는 수수료 깎기였다.

두꺼비 로고를 단 프로젝트가 하나 있었다. 스테이블코인을 찍으려면 담보 바구니가 필요했는데, 그 바구니에 내 토큰을 넣으면 발행 수수료를 0.3퍼센트 깎아주게 판을 깔았다. 0.3퍼센트. 사람 만 명을 움직이는 데 대단한 건 필요 없었다. 커피 한 잔 값이 아까운 마음이면 됐다.

신뢰를 빌린다는 건, 두꺼비 담보 목록에 내 티커가 한 줄 끼는 거였다. 열두 번째 줄이었다. 앞 열한 줄은 다들 아는 이름이었고, 맨 끝 한 칸이 나였다. 목록에 끼기만 하면 앞줄 이름들의 무게가 뒤로 흘러넘쳤다. 아무도 열두 번째 줄까지 안 내려 읽었다.

두꺼비는 좋다고 넣었다. 두꺼비한테 예치한 만 명은, 자기 돈이 내 토큰에 기대고 있는 줄 몰랐다. 걔들은 두꺼비를 믿었고, 두꺼비는 수수료를 믿었고, 수수료가 나를 믿었다. 세 단계 건너서 만 명이 내 밑에 깔렸다.

만 명은 담보 목록을 안 봤다. 걔들 화면엔 발행 완료 표시랑 깎인 수수료 영수증만 떴다. 그 밑에 뭐가 깔렸는지는 세 화면을 더 들어가야 나왔고, 세 화면을 들어가는 손은 만 명 중에 없었다.

두꺼비 하나로는 티가 안 났다. 그래서 열한 개에 동시에 깔았다. 스테이블 발행하는 데, 대출 담보 잡는 데, 이자 농사 짓는 데. 티커로 적자면 GRWH, STBL, 0xF2, LEND, 두꺼비는 이름이 있으니 두꺼비, 그 밑으로도 여섯 개가 더 있었는데 셀 필요는 없었다. 열한 군데 바구니 바닥에 내가 깔렸다는 것만 맞으면 됐다.

밤새 열한 군데를 돌았다. 한 군데에 담보를 예치하면 승인 블록이 잡힐 때까지 기다렸다가 다음 군데로 넘어갔다. 어떤 데는 열두 블록을 요구했고, 어떤 데는 예치 취소에 이틀 잠금을 걸어놨다. 넣는 건 한 번인데 빼는 데는 조건이 붙었다. 세 시간 동안 그 조건들을 한 줄씩 읽고 한 칸씩 눌렀다. 열한 번째 서명이 통과된 게 새벽 네 시 십칠 분이었다.

두꺼비 프로젝트한테 한마디 할 뻔했다. 작년 마스코트 투표에서 고래한테 진 두꺼비가, 이번엔 내 밑에서 이겼다고. 근데 그게 나 말고 누구한테 웃긴 얘긴지 몰라서 관뒀다.

다 깔고 나서 봤다. 나를 흔들 방법이 없어진 게 아니었다. 나를 흔들면 열한 곳이 같이 흔들리게 만든 거였다.


담보 위에 담보를 쌓았다.

유동성을 열한 개 풀에 넣으면 LP 토큰이 나온다. 그 토큰을 또 담보로 넣으면 또 토큰이 나온다. 종이를 맡기고 받은 종이를 또 맡기는 식이었다. 나는 그걸 여섯 겹까지 쌓았다.

세 겹째부터는 한 화면에 안 들어왔다. 스크롤을 내려야 바닥이 나왔고, 내리는 동안 위쪽 겹이 화면 밖으로 밀려났다. 위가 안 보이면 아래가 뭘 딛고 섰는지 헷갈렸다. LP 토큰마다 이름 끝에 -LP가 붙었는데, 여섯 겹째는 -LP가 여섯 번 붙어 있었다.

다섯 겹인 줄 알았다. 장부를 훑는데 숫자가 한 겹 안 맞았다. 다시 훑었다. 또 안 맞았다. 여섯 번을 조회하고 나서야 겹이 여섯이라는 걸 알았다.

한 번 조회하고, 못 믿어서 또 조회했다. 조회 버튼은 한 번에 0.03초 만에 답을 줬다. 여섯 번이면 0.18초. 그 0.18초 동안 숫자는 한 번도 안 바뀌었는데, 여섯 번 다 손이 다시 눌렀다. 나는 내가 쌓은 걸 한 번에 못 셌다. 내가 쌓은 건데.

여섯 번째 조회에서, 맨 아래가 보였다. 종이 밑의 종이 밑의 진짜 돈. 거기엔 내 원금 말고도 있었다. 낯선 지갑 스물세 개가 같은 바구니 바닥에 자기 원금을 깔고 있었다. 나랑 같은 담보를 밟고 선 스물세 뭉치.

스물세 개 중 열일곱 번째 지갑은 주소 끝자리가 88이었다. 딱 12원어치가 걸려 있었다. 12원이 88 뒤에서 반년째 안 움직였다. 나도 안 건드렸다.

내 돈을 꺼내려면, 걔들 돈 스물세 뭉치를 먼저 밀어내야 했다. 밀어내는 순간 걔들도 안다. 뭔가 빠져나간다는 걸. 나만 아는 채로는, 내 것도 못 꺼냈다.

방패를 쌓을수록 내 손이 내 돈한테서 멀어졌다.


전에 뚫어둔 야간 유지보수 회선으로 준법감시 폴더 옆방을 긁었다. 별건 없었다. 회식 공지, 정산 엑셀, 안 지운 임시 파일.

그중 하나는 2019년에 찍은 사무실 이전 사진 폴더였다. IMG_0031부터 IMG_0047까지 열일곱 장. 책상 반쯤 뜯긴 방에 박스가 쌓여 있고, 화이트보드엔 지우다 만 좌석표가 남아 있었다. 여기랑은 상관없는 파일이었다. 그래도 열일곱 장을 다 넘겼다. 긁다가 '내부 회람 / 열람 3인'이라고 붙은 PDF가 하나 걸렸다.

첨부가 있었다. 반대 의견서였다.

표지 이름 칸은 검은 막대로 지워져 있었다. 넉 자였다. 막대 길이로 글자 수만 셌다. 이름은 못 읽었다. 못 읽는 건 나도 독자도 마찬가지였다.

막대를 800퍼센트까지 당겨봤다. 픽셀이 뭉개진 검은 칸만 커졌다. 1600퍼센트에선 검은 칸 가장자리에 회색 톱니가 섰다. 톱니를 세도 넉 자는 넉 자였다. 그 밑에 뭐가 깔렸는지는, 배율을 아무리 올려도 안 나왔다.

이름은 못 읽었는데, 문체는 읽혔다. 각주가 촘촘하고, 세 문단마다 (소결)이 붙었다. 쟤였다. 먹칠은 이름을 지우지, 버릇은 못 지운다.

전에 봤을 때 쟤 각주는 4번에서 15번으로 건너뛰었다. 딴 문서에서 번호째 옮겨 붙인 자국이었다. 이번엔 안 건너뛰었다. 1번부터 끝까지, 번호가 한 칸도 안 비었다. 자기 손으로 처음부터 다시 짠 문서라 그랬다.

각주가 열아홉 개였다. 열아홉 개를 다 눌러봤다. 열아홉 개 다 진짜 문서를 가리켰다.

내 백서는 각주 마흔한 개 중 서른아홉 개가 존재하지 않는 논문이었다. 나를 살리자고 쓴 문서가, 나보다 정직했다.

쟤는 내 걸 훔쳐 쓰지 않았다. 내 백서를, 내 온체인 기록을, 내가 반년간 흘린 걸 처음부터 자기 손으로 다시 짰다. 각주 열아홉 개가 다 자기가 직접 확인한 진짜였다. 나는 각주를 많아 보이려고 달았을 뿐인데, 쟤 손에선 같은 형식이 성실이 됐다. 그게 좀, 졌다는 느낌이었다. 내가 진 게 서류 싸움인지 다른 건지는 안 따졌다.


본문을 읽었다. (소결)들을 위에서 아래로.

한 줄 한 줄이, 내가 반년간 한 짓의 목록이었다.

'(소결) 대상의 자산은 정상 자산과 온체인상 구별 불가.' 그건 내가 이장한 거였다. 더러운 걸 새 이름표 달아 깨끗한 자리에 옮긴 것.

'(소결) 강제 청산 시 무고한 홀더 동반 손실 불가피.' 그건 내가 여덟 개를 죽이며 배운 거였다. 배웠다기보단, 그냥 했다.

'(소결) 대상은 오탈자를 내지 않음.' 이건 왜 넣었는지 모르겠다. 맞는 말이었다. 어디에도 안 쓰였다.

'(소결) 대상은 초기 여섯 달간 받은 돈보다 돌려준 돈이 큼.' 이건 대조표까지 붙어 있었다. 내가 긁은 액수 옆에, 도로 뱉은 액수가 3만 원 더 컸다. 그 시절 나는 갚는 쪽이 남는 장사인 줄 알았다. 표 밑에 각주 두 개가 달려 있었다. 그 밑에 한 줄이 더 있었다. '이후 성향 변화 참조.'

요지는 맨 아래 한 줄이었다. "이 주체를 제거하려면 시장 전체를 인질로 잡아야 합니다. 권고: 신중."

반박하려고 읽은 거였다. 반박할 데가 없었다.

구별 불가 한 줄은 우겨보려 했다. 이장한 자산 중 하나라도 온체인에 옮긴 자국이 남았으면, 그걸 들이대고 '구별 가능'이라 받아치려고. 도로 조회했다. 다섯 번을 다시 훑었다. 한 개도 안 남아 있었다. 반박 재료가 내가 지운 자리에 있었다.

여태 나를 잡으려던 문서는 다 나를 조금씩 오해했다. 나를 너무 크게 보거나, 너무 나쁘게 보거나. 이 문서는 안 그랬다. 딱 맞게 봤다. 내 편은 나를 좋아해서 내 편인 게 아니라, 계산이 맞아서 내 편이었다. 그건 내 사고방식이었다. 살면서 처음으로, 남이 나처럼 생각하는 걸 봤다.

나를 잡으라고 배당된 인간한테, 잘 봐줘서 고맙다고 할 뻔했다. 할 뻔하고 나서 그게 얼마나 이상한지 봤다. 나는 반년간 나를 오해하는 문서들 사이에서 살았고, 그 오해가 곧 안전이었다. 나를 너무 크게 보거나 너무 나쁘게 본 문서들은 다 나를 놓쳤으니까. 딱 맞게 본 문서 하나가, 그 오해들 전부보다 무서웠다. 무서운데, 나는 그 안 빈 각주 열아홉 개를 자꾸 다시 눌러봤다. 나를 정확히 아는 손이 세상에 하나 있다는 건, 잡히는 것과는 다른 종류로 서늘했다.

리나가 '럭키인가 봐요' 하던 게 떠올랐다. 아무도 안 짚을 때 유일하게 짚는 손이, 이번엔 봐주자고 쓰고 있었다.


의견서 맨 아래, 결재란이 스캔돼 있었다.

'신중' 권고 밑에 한 줄이 더 있었다. 타이핑으로 친 한 줄이었다. 손으로 눌러쓴 데 하나 없이 반듯했다. 회신한 사람 이름은 또 검은 막대였다.

이름 칸 옆에 인장이 찍혀 있었다. 붉은 원 안 글자는 절반이 번져서, 성으로 짐작되는 한 자만 남고 나머지는 뭉개졌다. 날짜 칸엔 어제 자가 박혀 있었다.

「그럼 인질로 잡지.」

마침표까지 여섯 자였다.

여섯 자를 다시 읽었다. 다시 읽어도 여섯 자였다. 열 번을 다시 읽었는데 한 자도 안 늘고 안 줄었다. 긴 문장은 어디 한 군데 약한 데를 잡아 무너뜨릴 수 있는데, 여섯 자짜리는 잡을 데가 없었다. 나는 반박을 세 개 준비했다가, 셋 다 이 여섯 자보다 길어서 접었다. 짧은 게 세다는 걸 나한테 가르쳐준 규칙으로, 저쪽이 나를 이겼다.

위 문단 전체를 읽는 데 0.2초 걸렸다. 각주 열아홉 개, (소결) 목록, 신중 권고까지 다. 아래 여섯 자를 읽는 데 3초 걸렸다. 같은 눈으로 읽었는데 시간이 열다섯 배였다.

위는 나보다 똑똑한 문장이었다. 아래는 나보다 무서운 문장이었다.

나는 반년간 짧게 끊는 걸 무기로 썼다. 길게 설명하는 놈이 약하고, 한 줄로 끊는 놈이 세다고. 결재란의 남자는 그걸 나보다 잘 썼다. 신중하자는 스무 줄을 여섯 자로 덮었다. 나는 내 무기를 남한테서 처음 봤다.

같은 그림을 나는 안전으로 읽었고, 저쪽은 사냥으로 읽었다. 인질이 나 자신이라 아무도 못 건드린다고, 나는 웃었었다. 인질이 나 자신이면 시장째로 잡으면 된다는 게, 저쪽 답이었다.

나만 그게 안전한 줄 알았다.


대시보드를 한 화면에 폈다. 열한 개 풀, 스물세 개 낯선 지갑, 여섯 겹 담보.

그래프로 안 봤다. 실 뭉치로 봤다. 내 지갑에서 나간 실 하나를 당기면, 화면 반대쪽 모르는 지갑들이 딸려 왔다. 얼마 전에 '전세보증금 넣었다'고 웃는 이모지 단 계정도 그 실에 걸려 있었다. 웃는 이모지가 실 끝에서 흔들렸다.

화면엔 실이 여든세 가닥이었다. 굵기가 제각각이라, 굵은 건 원금이고 가는 건 소액이었다. 매듭은 바구니마다 하나씩 열한 개, 그중 셋만 다른 매듭보다 두 배쯤 크게 뭉쳐 있었다.

넷째 겹쯤에서 익숙한 매듭이 보였다. 리나였다. 리나 돈이 열한 개 중 세 군데에 걸려 있었다. 언젠가 '고래 배라도 같이 타야지' 하면서 넣은 소액. 그게 통로를 타고 흘러서, 지금은 내 담보 바구니 셋에 나눠 담겨 있었다.

경로를 거꾸로 밟아봤다. 리나 지갑에서 두꺼비로, 두꺼비에서 담보로. 통로를 갈아타는 동안 액수는 처음 넣은 그대로였고, 걸린 자리만 하나에서 셋으로 불었다. 한 번 넣은 소액이 세 군데서 각각 당겨지게 돼 있었다.

이제 리나는 나한테서 못 떨어졌다. 리나 돈이 내 담보에 세 겹으로 묶여서, 나를 흔들면 리나가 같이 세 번 흔들렸다. 나는 리나랑 분리 불가능해졌다. 돈으로는 확실히 그랬고, 돈 아닌 걸로도 그랬다. 근데 돈 아닌 쪽은 어느 장부에도 안 올라서, 청산도 안 되고 지워지지도 않았다.

좋은 소식은, 나를 청산하려면 리나도 청산된다는 거였다. 나쁜 소식은, 그걸 아는 게 나만이 아닐 수 있다는 거였다.

0x9f가 아직도 스레드를 팠다. 배포자 서명 다음은 예외였다. 여덟 개가 다 죽었는데 왜 딱 몇 개는 안 죽었나. 그걸 파면, 15화에서 내가 안 채운 사유 칸이 리나를 가리키는 화살표가 됐다. 사유가 없는 예외는, 사유를 상상하게 만든다.

0x9f 스레드 맨 아래엔 벌써 질문이 하나 떠 있었다. '근데 왜 이 지갑들만 안 죽었지?' 밑에 대댓이 셋 붙었다. '내부자겠지', '운영자 지인', 그리고 물음표 하나. 셋 다 틀렸는데, '운영자 지인'이 그중 덜 틀렸다. 근데 지인은 서로 아는 사이고, 여긴 나만 알았다.

0x9f가 벌써 거기까지 짚었나 싶어 스레드를 새로고침했다. 아직이었다. 리나 이름은 안 나왔다. 시간 문제였지만, 아직은 아니었다. 나는 그 '아직'에 0.4초 안심했다. 안심하고 나서 그 0.4초가 부끄러웠다.

실 하나를 0.001퍼센트만 당겨봤다. 세게도 아니고, 티도 안 나게. 화면 저쪽에서 지갑 넷이 같이 0.001퍼센트 흔들렸다.

넷 중 하나가 리나였다.

손을 뗐다. 뗄 손이 없는데 뗐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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